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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기괴한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아홉 번째 작품으로 그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폭력적이지 않으면서도 조용하면서 긴 여운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영화는 오일남 할아버지가 승려로 나오며 배경도 절이기 때문에, 불교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는 작은 호수 위에 떠있는 작은 뗏목에 작은집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믿음, 성장, 사랑, 질투, 증오, 잔인함, 등의 자연의 모든 속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노승과 한 소년이 불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승려가 일어나 아이를 깨우고 부처에게 절하고 기도하면서 속이 빈 그릇을 두드리면서 암자 주변으로 은은한 울림이 퍼집니다. 늘 같은 일상생활. 숲이 우거진 암자에서부터 영화는 시작되며 동자승 하나가 막 잡은 개구리와 뱀의 허리에 돌을 묶어놓으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비록 미물이지만 다른 무언가를 괴롭게 하는 것을 재미있어하는 동자승은 천진난만하게 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던 노승. 그는 동자승의 허리에 큰 돌 하나를 묶었습니다. 여러 마디 충고보다 행동으로 노승은 동자승에게 유희와 즐거움에서 오는 업보를 몸소 보여주게 됩니다. 노승은 다시 산속으로 돌아가 물고기, 개구리, 뱀에 묶어놓은 줄을 다시 풀라고 명합니다. 그중 하나라도 죽으면 평생 그 업보를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게 될 것입니다.

배경은 다시 바뀌어, 산사의 동자승은 어느덧 17살이 되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던 하루하루가 지나던 중, 산사에 어느 소녀가 찾아옵니다. 그 소녀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이 산사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점점 가까워지게 되고, 먼발치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던 노승. 어느덧 시간이 흘러 이 소녀는 산사를 떠나게 되고 그녀를 사랑했던 17세 소년은 결국 마음에 병에 걸려 산사를 떠나기로 마음먹습니다.  소년은 노승이 잠든 사이 절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노승은 그가 떠날 것조차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계절은 10년이 넘게 흐른 한 가을입니다. 노승은 공양받은 떡을 먹고 있는데 떡을 포장한 신문지에서 한 살인사건 기사를 보게 됩니다. 기사에서는 아내를 살해하고 도주한 범인이 바로 출타했던 소년이었습니다. 노승은 소년이 다시 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옷을 누비고 있습니다. 이때 절을 찾아온 한 남자. 남자는 노승에게 자신의 화를 보입니다. 그녀만을 사랑했지만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가버린 여자로 인하여 분노를 참지 못합니다. 남자는 밖에서 고양이를 보고 있는 사이에 닿을 폐자가 적힌 종이로 자신의 눈코 입을 막고 목숨을 끊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함을 느낀 노승이 이를 발견하고는 남자를 사정없이 매질합니다. 남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다시 스님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머리를 깎고 승복을 다시 차려입고 밖에 나가니 노승이 바닥에 불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노승은 사람을 죽였던 그 칼로 바닥에 쓴 불경을 파내면서 반성하라고 합니다.  바로 이때 경찰들이 찾아옵니다. 노승은 덤덤히 그들을 절에 데려오고 경찰들은 남자를 체포하려고 하는데, 노승은 남자가 글을 다 파내고 난 뒤 체포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묵묵히 글을 파내면서 마침내 모든 글들을 칼로 다 파낸 남자. 남자는 노승에게 큰 절을 올리고 경찰들에게 잡혀갑니다. 그리고 이것이 노승과의 마지막 만남인 것을 깨달았죠. 

그들이 떠난 후 배 위에 장작을 쌓고 자신의 옷가지를 정리한 후 남자가 했던 것처럼 닫을 폐자가 적혀있는 종이로 자신의 눈코 입을 막습니다. 노승은 욕망이 집착을 집착이 살의를 낳는다고 했고, 남을 죽이는 것은 쉽지만 자신을 죽이는 것은 어렵다고 했지만, 결국 노승도 그 남자에게 정을 느꼈고 슬픔과 괴로움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를 죽이고 맙니다. 노승은 배 위에서 불에 타 죽게 되고 뱀 한 마리가 태어나게 됩니다. 

계절은 또 시간이 많이 흐른 겨울입니다.   아무도 없는 절에 감옥에서 출소한 한 남자가 찾아왔습니다. 남자가 절 문을 열자 정리된 옷 위에 뱀 한 마리가 있습니다. 남자는 자신을 수양하는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색 보자기로 얼굴을 감싼 한 여인이 아기를 안고 찾아오게 됩니다. 남자는 노승이 그러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녀를 맞이합니다. 그녀는 무슨 힘들일을 겪었는지 사무치게 울기만 할 뿐입니다. 여자는 남자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황급히 절을 떠나려 하는데요. 그만 남자가 깨어놓은 구멍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다음날 아기는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고, 남자는 바로 밖에 나왔다가 죽은 여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남자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꺼낸 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이윽고 남자는 무거운 돌에 줄을 매단 뒤 자신의 몸에 묶은 다음 불상을 들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마치 자기가 동자승 시절 장난쳤던 개구리 물고기 뱀처럼 말이죠. 가는 길이 험난했으나 결국 불상을 산꼭대기까지 가져옵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봄이 찾아왔습니다. 여자가 두고 간 아기는 동자승이 되었고 남자는 노승이 되었습니다. 동자승은 물고기에게 돌을 먹이고 재미가 있는지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습니다. 마치 노승이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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